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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스테이션 이용기

by 에코로그쓴사람 2025. 4. 22.

우리는 매일 장을 봅니다. 그리고 매번 비닐, 플라스틱, 포장재들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 쓰레기들이 모두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최근 그 불편한 질문에 마주하게 되었고,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리필스테이션을 찾아갔습니다.

리필스테이션은 샴푸, 세제, 식재료 등을 포장 없이 필요한 만큼 담아가는 공간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그 경험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서 내 삶의 방식까지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처음으로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한 후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1. 리필스테이션 방문 전 준비

리필스테이션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다회용 용기와 장바구니 준비였습니다. 유리병, 플라스틱 밀폐용기, 옛날에 쓰던 세제통까지 모두 꺼내 깨끗이 씻었습니다.

이후 리필스테이션 웹사이트에서 어떤 품목들이 있는지 미리 확인했습니다. 세제류, 샴푸, 식초, 주방세제, 설탕, 소금, 콩, 오트밀 등이 있었고, 품목별 단가도 함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자주 쓰는 주방세제, 베이킹소다, 오트밀을 구매하기로 계획했습니다.

2. 리필스테이션 첫 방문

내가 방문한 곳은 서울 ○○구에 위치한 소형 리필스테이션이었습니다. 입구부터 간결하고 깔끔한 인상이었고, 친환경 관련 안내 문구가 벽면에 적혀 있었습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단출했고, 각 제품이 스테인리스 통이나 유리 디스펜서에 담겨 있었으며, 무게 단위로 구매하는 구조였습니다.

직원분은 친절하게 사용법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먼저 용기의 무게를 측정한 후, 원하는 제품을 담고 다시 무게를 재어 가격을 계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복잡해 보였지만, 한두 번 해보니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3. 구매한 품목과 가격

나는 가져간 유리병에 주방세제를 500ml, 베이킹소다는 200g, 오트밀은 300g 담았습니다. 주방세제는 100ml당 700원이었고, 오트밀은 100g에 1,000원 수준이었습니다. 총지출은 약 7,300원. 양도 넉넉했고, 무엇보다 쓰레기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직접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니 과소비가 없었고, 장바구니가 가볍고 정돈된 상태로 유지됐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반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포장을 벗겨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습니다.

4. 리필스테이션의 장점

  • 플라스틱과 포장 쓰레기 발생 제로
  • 필요한 만큼만 구매 가능 → 과소비 방지
  • 가격이 투명하고 양 단위로 정확하게 계산
  • 제품 성분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게 공개됨
  • 친환경 소비에 대한 자부심과 실천감

리필스테이션은 단순히 장 보는 공간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태도를 배우는 공간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소비를 점검하고, 그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5. 불편하거나 아쉬웠던 점

처음이라 약간의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계량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렸고, 용기를 세척하고 말리는 준비 과정이 번거로웠습니다. 또한 상품 종류가 아직 다양하지 않아 원하는 제품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 유통기한 표기나 보관법 안내가 부족한 품목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편함은 실천에 대한 진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내 손으로 직접 담은 물건은 더 소중하게 느껴졌고, 사용량에도 자연스레 신중함이 생겼습니다.

6. 일상 속 변화

리필스테이션을 다녀온 이후, 나는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포장지 없이도 충분히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경험은 나의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장을 볼 때도 ‘쓰레기를 덜 만들 수 있는 선택’을 우선하게 되었습니다.

세제를 덜어 쓸 때마다, 오트밀을 퍼서 먹을 때마다 느껴지는 그 ‘쓰레기 없음’의 감각은 단순히 깔끔함을 넘어서 나의 소비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매일 떠올리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7. 리필스테이션을 위한 실천 팁

  • 유리병이나 밀폐용기를 미리 여러 개 준비
  • 제품별 무게 단위를 알고 가면 계산이 수월함
  • 리필스테이션 위치, 영업시간 미리 확인
  • 오염되지 않도록 용기 보관 상태 점검
  • 사용한 용기는 비우자마자 세척해 재사용 준비

이런 팁을 미리 알고 방문하면 처음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느낀 ‘처음의 어색함’은 준비가 부족해서였다는 것도 실감했습니다.

8. 결론 – 소비는 곧 실천이다

나는 리필스테이션을 처음 이용하면서 소비가 단지 물건을 사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고른 제품, 내가 가져간 용기, 내가 덜어 담은 양 하나하나에 내 의지와 태도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리필스테이션을 한 번 이용해 보세요. 불편함보다 큰 뿌듯함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실천이 결국 우리의 일상과 지구를 함께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