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우리는 습관처럼 커피를 테이크아웃합니다. 종이컵, 플라스틱 컵, 빨대, 컵홀더, 뚜껑까지.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꽤 많은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버려집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핑계로 매일같이 일회용 컵을 썼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내가 일주일에 버리는 컵 개수를 세어보니 적지 않은 숫자에 놀랐고, 텀블러만 사용해 보는 실천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은 그 도전을 2주간 실천한 후기입니다. 텀블러 사용으로 인한 불편함, 주변 반응, 내가 느낀 변화까지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환경 보호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1. 텀블러 사용 결심, 그리고 첫날
텀블러를 매일 쓰기로 마음먹은 날, 가장 먼저 한 일은 가볍고 세척이 쉬운 텀블러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평소에도 몇 개 가지고 있었지만, 뚜껑이 세지 않고 카페에 가져가기 적합한 제품으로 새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첫날 아침, 나는 커피 전문점에 텀블러를 들고 갔습니다. 바리스타에게 “이걸로 담아주세요.”라고 말했더니 살짝 놀라며 웃으며 받아주었습니다. 아무런 추가 비용도 없었고, 오히려 몇몇 매장에서는 할인을 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꽤 괜찮은 출발이었죠.
2. 카페 이용의 패턴이 바뀌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카페를 이용하는 패턴’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즉흥적으로 커피를 사 마셨다면, 이제는 "텀블러를 가져왔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텀블러를 안 챙긴 날에는 커피를 아예 사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커피 소비량도 줄었고, 텀블러가 나의 소비 습관을 바꿔놓은 셈입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항상 편한 건 아니었습니다. 내용물이 샐까 봐 신경 써야 했고, 가방 안에 부피도 꽤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보다 더 크게 다가온 건, 나 자신에게 생긴 책임감이었습니다. “나는 오늘도 일회용 컵 하나를 줄였다.”는 생각은 작지만 묵직한 보람이 되었습니다.
3. 텀블러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회의나 외근 시 커피를 자주 주문하는데, 나 혼자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이상해 보일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거 좋은데?”, “어디서 샀어?”라며 관심을 보이는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한 번은 팀 전체가 회의실에 모였을 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간 나를 보고 “우리도 다음부터 텀블러 챙기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혼자 시작한 작은 실천이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날 이후 몇몇 동료들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는 그게 꽤 뿌듯했습니다.
4. 다양한 카페에서의 텀블러 사용 경험
텀블러를 사용하며 다양한 프랜차이즈 및 개인 카페를 다녀봤습니다.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흔쾌히 텀블러를 받아주었고, 일부 매장에서는 할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비건 카페나 친환경 콘셉트의 카페에서는 텀블러 이용 고객에게 추가 포인트를 주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습니다. 한 프랜차이즈에서는 텀블러를 받아주기는 했지만, 위생상의 이유로 텀블러를 따로 컵에 따르고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회용 컵이 함께 사용되는 상황이 되었고, 그 카페에서는 이후로 이용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텀블러 사용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모든 매장이 동일하게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 2주간 텀블러만 사용한 변화
2주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마신 커피는 총 11잔. 평소였다면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컵이 11개 버려졌을 겁니다.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사람이 한 달, 일 년 단위로 실천하면 그 숫자는 상상 이상입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습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부러 신경 써야 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챙깁니다.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은 그대로이고, 환경에 해가 덜 간다는 사실이 그 경험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줍니다.
6. 앞으로의 실천 방향
텀블러 하나로 시작된 실천은 다른 부분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텀블러를 쓰다 보니 빨대도 스테인리스 빨대로 바꾸게 되었고, 집에서도 유리컵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 텀블러 사용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환경 전도사’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텀블러 외에도 다회용 도시락통, 장바구니, 리필 용기 등으로 실천 범위를 더 넓혀보고자 합니다. 나 혼자 하는 실천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7. 당신도 오늘, 텀블러 하나부터
누구나 환경을 위한 거창한 실천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텀블러 하나를 가방에 넣는 일은 누구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시작입니다. 오늘 당신의 커피 한 잔, 그 컵을 텀블러로 바꿔보세요. 그 선택은 당신의 습관을 바꾸고, 지구를 살리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