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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식재료로만 요리해본 후기

by 에코로그쓴사람 2025. 4. 18.

“당신의 식탁이 지구를 바꾼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무심코 고른 식재료가 사실 지구 반대편에서 배를 타고 오거나, 에너지 소모가 큰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탄소배출이 적은 식재료만으로 요리해 보면 어떨까?’

그렇게 나는 일주일 동안 저탄소 식재료만으로 식사를 준비해 보기 </strong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은 로컬푸드와 계절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일주일을 보낸 경험을 담은 체험 후기입니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1. 저탄소 식재료란?

저탄소 식재료란 재배·가공·운송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적거나, 탄소 발자국이 낮은 식재료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로컬푸드(지역 생산), 제철 채소, 가공이 덜 된 식재료 등이 포함됩니다. 반대로 수입육, 냉동 가공식품, 항공 수송된 과일 등은 탄소배출이 높은 식재료로 분류됩니다.

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자료를 참고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해당 기준에 맞는 식재료 리스트를 따로 정리한 후 그에 맞춰 장을 봤습니다.

2. 장보기부터 도전의 시작

첫 단계는 장보기였습니다. 나는 평소처럼 대형마트를 찾지 않고, 도보로 갈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재래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선 생산지 표기가 명확했고, 대부분이 근거리에서 수확된 농산물이었습니다. 수입 과일 대신 감귤과 사과, 브로콜리 대신 근대와 시금치를 선택했습니다.

육류는 닭고기와 달걀만 소량 구매했는데, 이 역시 국내산, 저온유통 제품으로 제한했습니다. 반면 소고기와 수입육은 모두 제외했고, 대신 단백질 공급원으로 두부, 콩, 병아리콩 통조림을 활용했습니다.

3. 첫 3일 – 식단의 변화

식단은 단순하지만 생각보다 풍성했습니다. 아침엔 현미밥과 제철 나물 반찬, 점심엔 두부김치와 된장찌개, 저녁엔 감자조림과 채소볶음을 자주 먹었습니다. 외식 없이 모두 직접 조리했기 때문에 조리법도 점점 다양해졌고, 채소 소비량이 급증했습니다.

예를 들어, 파프리카 대신 고추, 브로콜리 대신 근대를 활용했고, 레몬 대신 유자청을 소스로 활용했습니다. 이처럼 외래산 식재료 대신 대체 가능한 국산 식재료를 찾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고, 음식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졌습니다.

4. 중반 이후 – 습관이 된 선택

4일째부터는 ‘이건 먹어도 되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습니다. 음식을 고르기 전에 ‘탄소 배출이 적은가?’라는 기준이 우선되었고, 쇼핑도 의식적으로 변했습니다. 탄산음료 대신 제철 과일 스무디를 만들어 마셨고, 냉동 만두 대신 손수 만든 전을 냉장 보관해서 구워 먹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포장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로컬푸드는 대부분 벌크 판매라 비닐 포장이 적었고, 다회용 장바구니를 활용하면서 전반적인 쓰레기 배출량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5. 느낀 변화 – 몸과 마음 모두 가벼워지다

이 실천을 하면서 내 몸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속이 편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과식을 해도 소화가 잘 됐고, 매일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생기면서 에너지 레벨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마음의 변화도 컸습니다.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자각이 생긴 겁니다. 이 자각은 나를 더 의식적인 소비자로 만들어주었고, 습관 하나가 삶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6. 저탄소 식생활의 장단점

직접 실천하면서 느낀 장단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장점: 건강한 식단 유지, 탄소 감축 기여, 식재료 낭비 감소, 쓰레기 줄이기 실현
  • 단점: 장 보는 시간이 오래 걸림, 외식 제한, 선택지가 줄어드는 느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모든 불편함은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오히려 과잉 소비를 줄이고 집중도 높은 소비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7. 결론 – 나의 식탁이 지구를 바꾸는 첫걸음

일주일 동안 저탄소 식재료만으로 요리하고 생활하면서 나는 음식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맛있으면 된다’, ‘편하면 된다’가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이게 어디서 왔지?’, ‘이걸 소비하는 게 지구에 어떤 영향을 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루 한 끼, 한 재료라도 저탄소 식재료를 선택하는 작은 행동이 모이면,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식탁도 오늘부터 조금 더 가볍고 의미 있게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