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날 SNS를 보다 문득 이런 글을 보게 됐다. “이사로 식물 정리해요. 무료 드림. 분갈이 안 된 아이들입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버려질지도 모르는 식물과 화분의 운명이 담겨 있었다.
그때 나는 중고 화분 거래를 통해 방치된 식물을 되살리는 실천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환경을 살리는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고 싶었다.
1. 왜 중고 화분인가?
플라스틱 화분은 대부분 재활용이 어렵다. 작고 얇은 재질이 많아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많다. 화분 하나를 새로 사는 일도 결국 환경을 소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많은 이들이 이사나 공간 정리를 하면서 식물과 화분을 처분한다. 나는 이들을 구조하고, 다시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작은 생명 순환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첫 접촉
나는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앱에서 “화분” 또는 “식물”을 검색했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화분 정리 글들. 대부분 무료 나눔이거나 1,000~2,000원 수준의 소액 판매였다.
특히 주목한 건 “식물 포함” 또는 “방치된 상태”라는 문구였다. 나는 상태가 나쁜 식물을 일부러 선택했다. 건강한 아이보단 구조가 필요한 식물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3. 첫 거래 – 구겨진 화분, 마른 고무나무
거래 첫날, 나는 집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 마른 잎의 고무나무와 찌그러진 플라스틱 화분을 만났다. 판매자는 “죽은 것 같아서 버리려 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줄기는 살아 있었고, 새순도 보였다.
나는 그 식물과 화분을 들고 돌아오는 길에 마치 구조된 유기동물을 입양한 듯한 묘한 책임감을 느꼈다. 단돈 0원이었지만, 그 가치는 금액과 비교할 수 없었다.
4. 구조와 복원 – 식물 살리기 시작
고무나무는 물 부족과 햇빛 부족으로 잎을 잃고 있었고, 화분은 바닥이 깨져 있었다. 나는 먼저 화분 아래 배수구를 보강하고, 유기농 배양토를 새로 채워 분갈이를 했다. 영양제 없이 하루 1회 물만 주며 기다렸다.
7일이 지나자 말라붙었던 잎 사이에서 연한 녹색의 새순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죽은 줄 알았던 식물은 살아 있었고, 재사용 화분은 다시 빛을 발했다.
5. 이후 이어진 중고 화분 거래 경험들
- 상추 키우기용 흙 묻은 테라코타 화분 3개 (무료) – 흠집 많지만 구조 후 다육이 이식
- 플라스틱 6구 모종판 (500원) – 창틀에 미니텃밭 조성
- 이사로 처분한 뱅갈고무나무 (화분 포함 2,000원) – 현재도 거실에서 잘 자람
- 깨진 도자기 화분 뚜껑만 수령 – 배수 받침으로 재활용
이후로 나는 중고 화분 거래가 그저 절약이 아닌 환경을 되살리는 과정임을 체감하게 되었다. 어떤 물건도 ‘끝’은 없었다. 다시 누군가의 손에서 시작이 될 수 있었다.
중고 화분 실천 전후 비교표
항목 | 도전 전 | 도전 후 | 비고 |
---|---|---|---|
화분 구매 방식 | 새 제품 위주 | 중고 거래 + 재활용 | 소비 감축 |
탄소 배출 | 운송, 포장 포함 | 이동 최소화 | 감축 실현 |
화분 폐기량 | 월 2~3개 폐기 | 0개 (모두 재사용) | 순환 성공 |
식물 구조 수 | 없음 | 10개 이상 | 버려질 생명 살림 |
실천 팁 – 중고 화분 거래 잘하는 법
- “이사 정리”, “무료 드림”, “식물 포함” 키워드로 검색
- 위치 중심 반경 2km 이내 거래 추천 – 탄소 절감
- 깨진 화분도 수반·배수판으로 활용 가능
- 상태 확인 시 뿌리와 줄기 상태 먼저 체크
- 1,000~2,000원 내외 가격이 적정 – 선물도 많음
이후 나의 변화
나는 중고 화분 거래를 시작한 이후, 마트에서 식물을 사지 않는다. 그 대신 근처 커뮤니티에서 방치된 식물들을 구조해 다시 키우는 방식으로 삶을 바꿔갔다.
그 과정에서 화분도 모두 중고이거나 재활용품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었고, 쓰지 않는 그릇이나 컵도 화분으로 바뀌었다. 나는 버리던 것들로 다시 생명을 키우는 사람이 되었다.
작은 구조가 남긴 큰 감동
어느 날, 식물을 나눔 해준 분이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아이 아직 살아 있나요?” 나는 사진을 찍어 보내며 대답했다. “네, 잘 자라고 있어요.” 그분은 “내가 버린 줄 알았는데, 다시 자란 걸 보니 눈물이 나네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 일이 단지 식물 구조가 아니라 감정 구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버려진 것도 누군가에겐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의 이야기였다.
결론 – 소비를 줄이면 생명이 돌아온다
나는 중고 화분을 거래하며 단순한 절약을 넘어, 환경과 감정, 생명을 잇는 실천을 경험했다. 그 어떤 새로운 소비보다 재사용과 나눔은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낸다.
오늘 당신도 잠시 당근마켓을 열어보자. 누군가에겐 무의미한 화분 하나가, 당신에겐 생명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소비가 아닌 구조로 시작되는 변화를 지금 경험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