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고기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으로 살아본 경험은 아직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내가 고기를 끊고, 채식 위주로 일주일을 살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생활 습관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
이 글은 고기를 좋아하던 내가 직접 실천해 본 7일간의 채식 위주 식단 실천 기입니다. 식단 구성부터 느낀 점, 어려움,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견한 작은 변화까지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1. 시작 전 준비 – 완전 채식은 NO, 채식 위주 YES
이번 챌린지는 완전한 비건(채식주의) 식단이 아닌, 식물성 식단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계란, 유제품은 허용하는 방식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식생활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시작 전 냉장고를 정리하고, 채소, 과일, 두부, 콩류, 통곡물 등을 중심으로 장을 봤습니다. 기존의 고기류는 동결 보관해 두고, 일주일 동안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반찬으로 자주 쓰던 햄, 베이컨, 어묵류도 이번엔 모두 제외했습니다.
2. 1~2일 차 – 어색함과 새로운 시도
첫째 날 아침은 두유와 오트밀, 바나나로 시작했습니다. 고기반찬 없이 식사를 하려니 식탁이 왠지 비어 보였지만, 두부조림과 참나물무침, 삶은 계란으로 충분히 한 끼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엔 버섯비빔밥, 저녁엔 두유크림 파스타를 만들어봤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채소가 메인인 식사’에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각종 나물과 볶음요리를 조합하니 의외로 식단이 다양해졌고, 평소엔 잘 먹지 않던 식재료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렌틸콩과 병아리콩을 활용한 샐러드도 즐겨 먹었습니다.
3. 3~5일 차 – 몸의 반응과 생활의 변화
채식 위주 식단을 유지한 지 사흘쯤 되자, 몸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소화가 편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과식을 해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고, 평소보다 화장실을 더 규칙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체력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는데, 이는 탄수화물 중심 식단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응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집중력은 높아졌습니다. 오후 시간대의 졸림이 줄었고, 작업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간식도 자연스럽게 과일이나 견과류로 대체되면서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현상도 줄었습니다.
식단을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식사에 더 많은 정성과 관심을 쏟게 되었고, 무엇을 먹느냐가 곧 어떻게 사느냐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4. 6~7일 차 – 위기의 순간과 대처법
6일째 저녁, 친구들과 외식을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고깃집을 제안받았지만, 나는 처음으로 ‘채식 옵션이 있는 식당’을 제안했고, 친구들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결국 샐러드 바가 있는 뷔페를 방문했고, 채소 중심의 식사를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7일째는 나도 모르게 치즈돈가스를 먹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그 대신 버섯덮밥과 된장국, 나물반찬으로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육류 없이 일주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나 스스로에게도 놀라웠고, 작은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5. 채식 식단의 장단점
채식 위주 식단을 실천하며 느낀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장점: 몸이 가볍고 소화가 잘 됨, 음식물 쓰레기 줄어듦, 식재료 다양성 증가, 정서적 안정
- 단점: 단백질 섭취 고민, 외식 시 선택지 제한, 준비 시간 증가
특히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외식을 해야 할 때는 배려와 설명이 필요했고, 이는 채식을 생활화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됐습니다.
6. 환경과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한 음식 선택을 넘어서, 지구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하는 삶의 자세로 느껴졌습니다. 육류 소비는 탄소 배출량, 사료 생산을 위한 산림 파괴, 수자원 소비 등과 직결되며, 채식은 이 문제를 줄이는 직접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채식 위주로 식사하면서 음식물 포장 쓰레기도 줄었고, 냉장고에 남는 재료가 적어지면서 식재료 낭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내가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소비자라는 자각을 안겨주었습니다.
7. 결론 – 완벽한 채식보다, 가능한 만큼의 실천
채식을 실천하며 깨달은 건, 완벽하게 고기를 끊는 것보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금씩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하루 한 끼, 일주일 한 번, 한 달 일주일만이라도 고기를 줄이는 식단을 시도해 보면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 역시 7일 챌린지를 마친 뒤에도 주 2~3회는 여전히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선택이 더 이상 어렵거나 낯설지 않습니다. 나의 작은 시도가 누군가에게는 영감이 되고, 지구에는 조금의 숨 쉴 틈이 되어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