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식재료만 사용한 주간 식단 실천기
푸드마일(Food Miles)이란 식재료가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도달하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뜻합니다. 푸드마일이 길수록 그만큼 탄소 배출이 많아지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커집니다. 나는 평소 자주 먹는 식재료 중 상당수가 수입품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뒤, 일주일간 국산 식재료만으로 식사를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챌린지는 단순히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어떤 식품을 선택하고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국산 식재료로 꾸려본 일주일의 식단이 지구와 나 자신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공유해 봅니다.
1. 도전 전 준비 – 수입 식재료 걸러내기
가장 먼저 한 일은 냉장고와 팬트리 정리였습니다. 수입 치즈, 오렌지, 바나나, 통조림 옥수수, 파스타면 등 표기상 수입 원산지인 식재료는 모두 제외하고, 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항목을 따로 정리했습니다.
나는 지역 농산물 직거래장터와 로컬 마트를 방문했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국산 인증 마크’를 중심으로 장을 봤습니다. 대표적으로 감자, 고구마, 제철 채소, 국산 쌀, 국산 콩 제품, 국산 천일염 등을 구매했고, 조미료도 국내산 원료가 사용된 제품으로 제한했습니다.
2. 식단 구성 전략
일주일 동안 실천 가능한 국산 중심 식단을 짜기 위해, 먼저 탄수화물·단백질·채소군을 구분해 식단표를 구성했습니다. 빵, 파스타, 시리얼은 대부분 수입 원료여서 제외했고, 대신 쌀, 보리, 고구마, 감자 중심의 탄수화물 공급원을 설정했습니다.
단백질은 두부, 달걀, 국산 닭고기, 콩나물로 구성했고, 제철 채소와 김치는 모든 식단에 빠지지 않도록 넣었습니다. 간식도 국산 땅콩, 호박 말랭이, 찹쌀떡 등으로 대체했으며, 커피 대신 국산 둥굴레차, 옥수수차를 마셨습니다.
3. 1~3일 차 – 의외의 식재료 다양성과 만족감
첫날은 고추장볶음 두부덮밥, 감자조림, 미역국. 둘째 날은 시래기밥, 달걀말이, 오이생채. 셋째 날엔 닭가슴살구이와 보리밥, 상추겉절이를 만들었습니다. 모두 국산 식재료로 완성되었고, 식사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제철 채소의 풍미와 신선도를 새롭게 느낄 수 있었고, 식재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게 됐습니다. 수입 식재료가 없어도 충분히 맛있고 균형 잡힌 식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4. 4~6일 차 – 변화하는 습관과 선택 기준
넷째 날부터는 식재료 원산지를 무의식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자연스럽게 국산 표시를 먼저 찾게 되었고, ‘어디서 왔는가’가 구매 기준의 첫 번째가 되었습니다.
국산 콩으로 만든 두유를 이용해 만든 감자크림수프, 보리강정을 활용한 간식, 김자반 계란덮밥 등은 조리도 간편하면서 신선했습니다. 수입산 소스 없이 된장, 고추장, 참기름 등 전통 양념만으로 맛을 내는 습관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5. 마지막 날 – 지구를 위한 식탁의 의미
일곱째 날 아침, 나는 냉장고를 열며 ‘이번 주 장은 덜 했는데도 먹을 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국산 식재료만으로도 식탁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고, 식재료의 재사용성과 응용력이 높아졌습니다. 남은 채소는 볶음밥으로, 달걀은 반숙으로, 두유는 빵 없는 죽으로 다양하게 변형해 쓸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 양도 확연히 줄었습니다. 소포장 플라스틱이 거의 없었고, 다회용 장바구니를 사용해 비닐봉지 사용도 줄였습니다. 국산 식재료 중심의 식단은 단지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선택’을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6. 느낀 점과 장단점
- 장점: 탄소발자국 감소, 식비 절감, 음식물 쓰레기 감소, 식재료 신선도 향상, 지역 생산자 지원
- 단점: 일부 식재료는 가격이 높음, 선택의 폭이 제한됨, 간식류 구성의 어려움
하지만 단점은 대부분 준비와 정보가 있으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계절과 지역을 고려한 식단 구성만으로도 ‘환경에 도움을 주는 식사’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 결론 – 나의 작은 선택이 식탁을 바꾼다
나는 일주일 동안 국산 식재료만으로 식사를 준비하면서, 식재료의 가치와 원산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식탁은 단지 배를 채우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표현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이 도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국산 식재료를 선택하는 일은 환경을 지키고, 지역 경제를 살리며,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누구나 오늘부터 한 끼라도 국산 식재료를 선택한다면, 우리의 식탁은 훨씬 더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