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 환경과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완전히 끊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나 역시 육류 섭취가 습관처럼 되어 있었고, 회식이나 외식을 피하기도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는 실천 가능한 채식 방식을 알게 되었고, 일주일간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플렉시테리언은 유연한 채식주의자를 뜻합니다. 식사의 중심은 식물성 식재료지만, 필요할 때는 육류도 섭취합니다. 나는 이번 챌린지를 통해 고기를 줄이고,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일주일을 살아보면서 내 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체험하고자 했습니다.
1. 실천 원칙 세우기
도전 전 나는 명확한 기준을 정했습니다. 평일에는 하루 한 끼 이하만 육류 섭취 허용, 나머지는 채식 위주로 구성. 외식 시엔 가능하면 비건 또는 채식 메뉴 선택. 육류를 먹더라도 가급적 가공육이 아닌 단순 조리된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채식을 실천하기 위해 내가 먼저 해야 했던 건 냉장고 정리였습니다. 햄, 소시지, 냉동 치킨 등을 한쪽으로 치우고, 두부, 버섯, 현미밥, 채소 등을 보기 쉽게 정리해 둔 것만으로도 식단 선택이 수월해졌습니다.
2. 1~2일 차 – 처음엔 낯설지만 새로웠던 식사
첫날 아침은 두유와 오트밀, 바나나. 점심은 두부스테이크와 나물반찬, 현미밥. 저녁은 야채카레와 곁들인 감자구이였습니다. 고기 없이도 식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날 저녁, 입맛이 떨어져 결국 달걀 프라이를 추가했는데, 이런 유연함이 오히려 도전을 지속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몸은 아직 육류를 원했지만, 채식 기반의 식단이 부담이 없고 가볍다는 느낌은 분명했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고, 에너지도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3. 3~5일 차 – 균형을 찾아가는 식단
셋째 날 점심에 회식이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고기 메뉴가 나왔습니다. 이때 나는 전체 양의 1/3만 먹고, 나머지는 채소 반찬과 밥 위주로 식사했습니다. ‘플렉시테리언’의 핵심은 자신에게 맞는 식습관을 유연하게 설계하는 것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넷째, 다섯째 날은 주로 병아리콩 샐러드, 감자오븐구이, 쌈채소 활용 요리 등 간단한 식단으로 구성했습니다. 냉장고 속 채소를 소진하면서 재료 낭비도 줄고, 음식 쓰레기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이 변화는 예상 밖의 기쁨이었습니다.
4. 6~7일 차 – 내 식탁의 변화
여섯째 날에는 식단이 슬슬 익숙해졌습니다. 외출 전 샐러드를 미리 준비했고, 육류가 들어간 음식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내 입맛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었고, 식물성 단백질로도 충분히 포만감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지막 날엔 스스로를 위한 채식 플래터를 만들었습니다. 구운 단호박, 브로콜리, 렌틸콩 수프, 구운 버섯, 바질페스토를 곁들인 통밀빵. 보기에도 근사했고, 맛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일주일을 돌아보며 느낀 건 ‘고기가 없어도 충분히 즐겁게 식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5. 플렉시테리언 실천의 장점
- 소화가 쉬워지고 몸이 가벼워짐
- 식사 후 피로도가 줄어듦
- 식비 절약 (특히 외식 줄이기)
- 식재료 낭비와 음식물 쓰레기 감소
- 환경적 죄책감이 줄어드는 심리적 안정감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식습관이라는 점입니다. 완벽한 비건이 아니더라도, 나의 선택이 조금 더 지구와 건강을 위한 방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6. 플렉시테리언을 위한 작은 팁
처음 시작할 때는 일주일 중 2~3일만 채식 위주로 실천해도 좋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먹더라도 비중을 줄이거나, 대체 단백질(두부, 콩, 달걀 등)로 점차 조정해 보면 훨씬 실천하기 쉬워집니다.
또한 채소를 미리 손질해 두거나,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비건 요리를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정답이 아니라 삶의 방향입니다.
7. 결론 – 유연한 식습관이 지속 가능한 삶을 만든다
나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을 실천하면서 식습관이 건강하게 바뀌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중요한 건 내 식탁에서 선택의 기준이 조금 더 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유연한 채식은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채식을 시작하기 어려웠던 분들에게 플렉시테리언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고기를 줄이고 채소를 늘리는 작은 실천이 오늘의 식탁을, 그리고 미래의 지구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